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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내가 아기 재울동안 설거지를 하고, 저녁을 먹고 반쯤 누워서 배를 긁으며 아내와 함께 뉴캐슬 공항 입국 실황을 보았습니다. 페어몬트 호텔이 숙소라는 제 말에 아내가 “20년 넘게 응원한 팀 선수들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데 나라면 한 번 가보겠다~”는 말에 귀신 들린 듯 유니폼을 챙겨들고 출발했습니다.

호텔 앞엔 양쪽으로 바라케이트(?)가 쳐져있고 약 20여 명 정도 팬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젊은 학생들 같아 보였는데 공항까지 가기 어려워서인지 블루오션으로 호텔을 공략하신 건지는 모르겠네요. 이제 생각해보면 뉴캐슬 팬인지 의심스럽게 유니폼 없이 마킹지만 들고 있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대기 중에 조끼 입은 ENG 카메라 아조씨가 제 브라질 국기랑 주변 분들 유니폼 흔든 사진을 찍어가셔서 선수들 오면 작은 이벤트(=싸인)이라도 할줄 알았는데…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선수들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로비로 들어가버렸습니다ㅠㅠ 브라질 국기 흔들며 JOE~~ 를 외치자 조신이 제 쪽을 보면서 웃어주긴 했습니다만 그게 전부…

절망하던 찰나에 우리의 기븐신이 마지막에 버스에서 하차하여 거기 있는 거의 모든 팬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들어가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엄마 아빠 끌고 온 딩초 조르디도 있었는데 기븐신을 알긴 할까요? ㅠㅠ 그래도 싸인 몇 개 받은 거 같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공항에서 여의도로 쐈나 보네요;;;) 저도 싸인 받으러 갔는데 앞에 있는 젊은 친구들의 땀냄새가 아찔한 것이 친구들 참 오래 기다렸나보다 싶더군요;; 어쨌든 기븐신의 싸인은 받았습니다 ㅋㅋ

혹시나 선수들이 다시 나올까 기다렸는데 프론트 직원분이 선수들 다 들어가셨다고, 더운데 너무 무리하실까봐 알려드린다 하니 다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귀가하셨습니다. 되팔럼들인지 다른 팀 내한 때도 왔던 분들 같은데 호텔에서 싸인 안해주는 건 처음이라는 식으로 강한 불만을 표출하더군요. 현장에선 안쓰러웠는데 되팔럼들이라면 꼬숩고 깨숩네요.

다들 귀가하시고 저는 아내랑 통화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는데 팬들이 기다리던 자리에 음료수 캔, 페트가 버려진 채로 있었습니다. 근데 어떤 한 팬 분이(20대 초반 추정) 남아서 남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다 줍고 계셨습니다ㅠ 저도 옆에서 몇 개 주워갔는데 그 분께서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본인 가방에 쓰레기를 넣어 가시더라고요. 아조씨 오지랍으로 시원한 음료라도 사드리고 싶었는데 방향이 달라 말도 못걸었네요. 혹시 툰코 회원 분이시면 댓글 남겨주심 제가 따봉과 선물 드리겠습니다.

비록 싸인은 많이 못받았지만 선수들을 한 3미터 이내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내의 말은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며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