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램지 사용설명서.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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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ffey24
작성자그리피
댓글 7 조회 394회 작성일 2025. 08. 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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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빌라팬입니다.

 최근 뉴캐슬로 이적한 제이콥 램지 얘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좀 독특한 활용이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램지는 제2의 JJ??!

   -여기 분들은 저메인 제나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뉴캐슬에서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민완 미드필더(의 성장을 고대했건만........이하 생략)의 초기.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대략 토트넘 선수로 각인이 되어 있을까요? 은퇴 이후에는 축구계에서 칼럼 기고(생각보다 글 잘 쓰더군요)와 방송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메인 제나스에 대해서는 적당한 5각형 또는 애매하다(?), 그래서 전술빨을 많이 탄다....는 얘기는 많이 알려져 있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인 가장 큰 특징으로는 (체격 대비) 상당히 민첩하고 킥력이 괜찮다...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지 않은 신장에 동작 하나하나가 빠릿해서 쭈욱 쭉 치고 들어갈 때의 시원한 느낌이 있었죠. 

 

저는 다재다능함(또는 애매함) + 민첩함 부분에서 램지의 데뷔 초기부터 저메인 제나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초기에는 중앙미드필더로 키워져서 더욱 그러했고요. 빌라 시절의 후반(나이가 젊은데, 후반이라고 하는 것이 좀 생경하지만)에는 중앙지향적 윙어 또는 사이드 미들(현재 빌라의 베스트 라인업은 전문윙어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요. 맥긴이 중앙지향적 사이드플레이어고 그 윗선인 모건 로저스는 비교적 자유롭게 사이드를 오가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앙쇄도가 주 업무입니다)로서 대략 모건 로저스와 겹치게 되는데, 이것이 램지의 입지를 축소시켰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봅니다. 

 

각설하고, 제이콥 램지는 활용하기 단순하게 활용하기엔 여러 조건들이 걸리는 타입입니다. 램지의 가장 장점들은

 1. 공간 이해력(오프 더 볼 움직임) 및 끊임없는 쇄도 시도

 2. 제법 괜찮은 피지컬(가속도 및 버티기 능력)

 3. 어느 정도의 센스 및 연계플 가능

 4. (그래도 봐줄만한) 온더볼 스킬 및 킥력

 사실 밑에 3개는 그냥저냥 수준이라고 보이는데(그래서 앞에 말한 저메인 제나스 얘기도 하고 그런 건데...제나스보다 킥력은 떨어집니다만), 1이 아주 좋고 이게 고평가라서 뉴캐슬이 데려갔을 거라고 봅니다. 

 얘가 수비하면서 부지런하다, 이런 타입은 아닌데 계속 뒷공간을 노리면서 '쟤가 왜 저기있지' 하는 순간에 잘 튀어 나갑니다. 역습 첨병임과 동시에 생각보다 계속 움직이면서 상대 견고한 수비진들 뒤를 지속적으로 노려요. 전언한, 생각보다 괜찮은 키핑력과 피지컬이 있기에 예상 외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보기엔 자의식이 본인은 테크니션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센스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시도한다고 할까요. 물론 다 되면 지금쯤 잉글 국대였겠습니다만.

 

에메리 빌라 부임 초창기였던 3년전에 가장 잘했던 선수가 제이콥 램지였습니다. 그 직전 스미스-제라드 이런 감독들은 전술적인 세부 내용이 거의 없었죠. 램지가 그냥 나가서 질주하고 싶으면 질주하고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에메리 오면서 좀 중원 교통정리 해주고 램지를 사이드 박아놓으니까 심지어 불안정한 킥력마저 좋아지는(왼발로 꽂아버린 슈팅이 있는데, 얘는 기본적으로 왼발은 잘 못 씁니다. 오른발도 되게 좋은 수준은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잉글 국대 승선 유력까지 갔다가 장기 부상 크리를 맞았습니다.

 

사실 그 시절 폼은 아직도 못 찾았고요. 그 사이에 빌라는 모건 로저스를 보로에서 싸게 업어왔는데, 얘가 무슨 럭비 선수처럼 피치를 S자로 긋고 다니면서 수비 달고 다니니, 비대칭 한쪽은 수비형을 지향하는 최근 대세적 전술 배치에서, 램지가 오히려 밀려버린 케이스가 되었고요.   

 

말이 중구난방인데, 여튼 한가지 플레이만 하려고 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어차피 뉴캐슬은 현재 윙어 쪽에 확실한 온더볼 에이스인 고든 및 이의 카운터파트너 하비 반스가 있는 상황에서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혹은 중앙에서 사이드로 빠지면서 뒷공간 노리는 그 파이널 써드 공간 활용을 할 자원이 필요했어서 영입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빌라에서는 공 운반도 곧잘 하는 편이었는데, 되게 세련된 스킬이라기 보다는 가속도 및 가끔 가다의 창의성(?)으로 직선적인 돌파를 즐깁니다. 물론 전언한 모건 로저스 만큼의 수비 달고 다닐 정도의 파괴력은 없기에 빌라에서는 주전에서 밀렸다고 봐야 할 거 같고요. (가장 좋은 폼 시절이었으면 그래도 비벼볼 만했을텐데..) 

 

뉴캐슬에서 향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라인업을 구성해서 나올지 약간은 궁금한데 어차피 챔스와 병행하는 입장에서 상당한 출장기회는 보장될 것일테니......좋아하는 감독들은 아주 좋아할 요소가 있는 선수입니다. 날파리처럼 윙윙 거리면서 느린 수비진들 뒷공간을 계속 노리는, 작지 않고 민첩한 선수니까요. 

 

단, 당연히 이런 선수의 단점으로(저메인 제나스도 비슷했는데) 전술빨을 타기에 적합하지 않은 동료나 배치 움직임을 가져가면 버로우 타는 경향이 짙습니다. 얘가 나왔었는지도 확인이 안 될 정도로...애초에 중원에서 볼 배분이나 온더볼 개인 돌파에 관여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공 운반을 할 때는 거의 역습시 돌파 첨병이 되는 것인데...이거야 역습 상황이 나와야지나 볼 수 있으니까요. 

 

지공에서는 2:1 월패스 같은 걸로 뒷공간을 노리는 타입.  

 

#유스 출신인데...아깝

정말 오랜만에 이런 글을 써서, 진짜 중구난방인데 굳이 정리하기도 뭐하니...여기서 맺음을 짓겠습니다. 

잭 그릴리시 이후, 빌라 유스 출신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1군 무대에 정착해서 국대급이란 소리까지 들었던 자원인데 팔팔한 이 시기에 이렇게 팔아버릴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이걸로 내부에서도 상당히 성토를 했던 듯 싶은 것이, 빌라 감독 에메리가 선수들에게 상황 설명하고 진정시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을 정도....(PSR 너무 빡칩니다. 빌라는 챔스 진출하자마자 팀내 최고 미드필더인 더글라스 루이즈를 유베에 강매했어야 했습 ㅠ)

원래 아론 램지라고(아스날의 그분과 동명이인), 제이콥 램지의 동생이 빌라 유스 및 잉글 내에서는 더 고평가 받았었는데요. 현재로서는 그 동생은 하위팀 전전하고, 형인 제이콥 램지는 1군 데뷔할 때의 기대치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냥저냥 최근 잉글에서 많은, 약간의 테크닉을 겸용한 박스 투 박스 적당한 미드필더, 정도라고 처음 데뷔할 때 봤는데 뭔가 애매하면서 더 특징적인 선수입니다. 껍질을 깰 뻔한 것을 목격했기에, 이렇게 파는 것이 더 아쉽기도 하고...그걸 에디 하우도 기억했을 것이기에 데려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절차탁마.......서로 노력해서 알껍질을 부화하고 램지의 잠재력이 어디까지인지 한번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dubalmoa

두발모아님의 댓글

두발모아 작성일

이번 경기 번뜩번뜩 모습 보여서 좋았죠. 후반에 있었으면 결국 한 건 했을 텐데요.

chipmail

pathfinder님의 댓글

pathfinder 작성일

오, 푸투 시절 뵈었던 그리피님이신지요? ㅎㅎ 애정이 듬뿍 담긴 글 감사합니다. PSR 덕에(?) 이뤄진 이적입니다만, 훗날 본인에게도, 뉴캐슬과 빌라 모두에게도 득이 된 이적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flyfreelypeople

FlyFreelyPpl님의 댓글

FlyFreelyPpl 작성일

그리피님 저어어엉말 오랜만에 뵙네요 새 사이트로도 오셨군요 ㅎㅎ

cho014

KDyer님의 댓글

KDyer 작성일

오.. 정말 오랫만에 뵙는 닉이시네요 ㅋㅋ
특징 나열해주신걸 보면 중미시절 박지성이 생각나는 항목들이기도 하네요..?!

bstairz

Huhwemaxim님의 댓글

Huhwemaxim 작성일

헉 이게누구신지..

griffey24

그리피님의 댓글

그리피 작성일

안녕하세요, 그래도 많이들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람(?)이 저 맞고요 ㅎㅎ 뉴캐슬 방한했을 때 이곳 생각나더라고요. 기억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KDyer 님//중미시절 박지성이라면 아마 qpr시절 말씀하시는 것도 같은데 비슷한 면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만, (그냥 개인 느낌으로) 박지성의 영리한 전술 소화 능력만큼은 아니고 그 정도의 수비가담은 없..는데 얘는 본능?이랄까가 전진습성이 있어서 사실 커리어 초창기에는 8번 정도의 미들라이커가 되려나 했었습니다. 또 박지성이랑 다른 점은 피지컬이 램지는 꽤 괜찮습니다. 체격, 수행력 모두. 돌격대장에 가까운 롤이니 중미의 그것과는 다른 거 같은데..대신 기술치가 뭔가 되게...못 하는 건 아니고 자기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데 기복이 있어요. 킥도 그렇고 키핑 같은 부분들. 잠수타다가 번뜩이면서 나와서 찬스 메이킹 하는 장면들을 보실 수 있을텐데 원래 그런 타입이니 스탯이 적다거나 경기 중 안 보인다고 해도 익스큐즈 해주시길..

wnsrn7

앤디캐롤님의 댓글

앤디캐롤 작성일

부상만 아니면 아스날 슈퍼램지 시절만큼 터질지도 모르겠네요